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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 및 애프터로그

[알레이나] May the odds be ever in your favor


BGM ♬ : 打上花火




20XX. 7. X.


오랜만에 복권을 샀어요. 알렉스가 떠난 이후로 생긴 작은 습관이라고 할까요.

나는 이 복권들을 맞춰보지 않아요.

혹여라도 당첨될 운이라면, 복권에 쓰지 않고 알렉스를 만나는 데 쓰고 싶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걸 알아요. 이건 그저... 제 작은 어리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참, 의대에 들어갈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아직 입학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전공을 정해두었다고 하면 혼날까요?

하지만 알렉스가 간 길을 저의 눈높이로 보고 싶어요.

그렇게 조금이라도 알렉스를 가까이서 느낄 수만 있다면... ...

아마 그 길을 가게 된다면 제 성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생기겠죠?

당신의 이름에 폐를 끼치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겠는데요? :D

친구들은 제가 그럴 줄 알았다고들 해요. 뭐, 원래부터 그쪽 길을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이제 선선한 시기가 지나고 무더위가 찾아오고 있어요.

입학 전에 친구들하고 바다 여행이나 가볼까 싶기도 해요.

갔다 오면 사진을 잔뜩 찍어서 다이어리를 신나게 꾸밀래요.

아, 그리고 알렉스 사진도 들고 갈 거예요. 저 혼자만 가면 알렉스가 섭섭하니까.


알렉스, 당신이 떠난 이후에 내 다이어리는 어쩐지 당신에게 전하지 못할 편지를 모아두는 곳처럼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제가 슬픔을 견디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이에요.

제가 쭉 잘 살기를 바랐던 알렉스를 잊고, 저 혼자만 행복하게 살아가는 건... 너무 가혹한 일이잖아요.

그래서 당신을 잊지 않고, 오래오래 함께 살아가려고 해요.

이런 저를 이해해줄 거라고 믿어요.

그래도 자주 그러지는 않으니까 용서해주세요.

제가 알렉스를 생각하는 만큼 일기를 쓰게 된다면 벌써 전공 책 몇 권이 나왔을 거예요. :-9


이번 복권은 당첨되었을까요? 아니면, 꽝일까요?

아마 저는 평생 알지 못하겠죠.

그리고 또 복권을 사서 일기장에 붙일 거예요.

그 확률들이 차곡차곡 모여서 언젠가 당신을 다시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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